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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2024-09-08

서문#

지난 토요일(7일), igc2024 강연에 다녀왔다.
강연을 들으면서 ‘나도 나중에 이렇게 해봐야지’, 혹은 ‘이렇게 해봤으면 좋았을 걸’ 싶은 점이 많았다.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강연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 생각한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이렇게 해봤으면 좋았을 걸’에 대해 정리하기 전에 간략히 이전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겠다.

23년 9~10월 사이에 덱 빌딩 장르의 게임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했다. 내가 팀장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약 6개월 뒤인 24년 3월 말에 팀을 나왔다. 개발 기간이 길어짐에도 눈에 띄는 완성도가 보이지 않자 의욕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그러다보니 공부라던지 다른 것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팀을 나오는 과정정에서 잘못된 점이 많았다. 자신이 팀을 모아놓고 의욕이 없어져서 나오는 경우가 어딨나.. 참내)

 

PD는 무슨 일을 하는가#

한대훈 PD님의 강연이 가장 인상깊었고, 많은 배움을 얻었던 것 같다.
글의 마지막에 강연 내용을 정리한 기사 링크를 첨부하니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한대훈 PD는 “PD는 한 줄로 이 산이 아닌가벼를 시전하는 직책”이라고 하셨다.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지속적인 디렉팅에 이어 일정-팀 멘탈, 업무 프로세스-신속한 결과물 사이의 줄다리기와 같이 무수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장르와 플랫폼, 시장, 카툰풍 결정에서조차 많은 고민을 엿볼 수 있었는데, 회사에서의 게임 개발은 정말정말 신중해야 하고 빡빡하구나 싶었다. 학생 때 이렇게 여유롭게 만들어볼 수 있는 것은 그것대로 축복인가 보다. 시장 트렌드니 개발 기간, 개발 자금이니 덜 신경쓰고 만들고 싶은 걸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놓쳤나#

그렇다면 나는 이전 프로젝트에서 어떤 것을 놓쳤을까. 대표적이라 생각되는 몇 가지를 뽑아봤다.

  1. 빠른 프로토타입 개발
    빠르게 프로토타입 개발을 해서 게임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줘야 팀 전체의 사기가 지속되지 않았을까?

  2. 팀 매니징
    팀 멤버 5명 중 아티스트가 1명 뿐이었다. 혼자서 작업을 해야 했기에 작업량이 많았는데, 수고를 덜 수 있도록 개발자를 수급했어야 했다. 이 점이 적절치 못했다.

  3. 개발 우선 순위 정하기
    강연에서 “중요한 것은 장르의 본질을 버리지 말 것”이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1번과도 연결이 되는 것 같다. 사소한 것은 냅두고 게임의 아이덴티티를 살릴 수 있는 것을 우선적으로 개발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다음에는 이렇게 해보자#

만들 게임의 이미지를 모두가 생각할 수 있게 충분한 탐색이나 공유가 이뤄지게 해야 한다. 다음에는 노션이나 피그마로 작업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사용하자. 맨날 만들고 방치하기 일쑤다..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게임처럼 보이게 해야 한다.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줘야 팀원들의 동력으로 이어질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게임의 아이덴티티로 이어지는) 작업들을 우선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무엇이 아이덴티티가 될 지는, 우선 게임의 컨셉이 명확해야 겠다. 개발에 앞서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고민하자.

기획은 적은 인원이서 하는 게 어떨까 싶다. 한대훈 PD 순번의 이전 강연에서, LightSpeed 스튜디오의 스티브 마틴 부사장은 모두가 아이디어를 내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나는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적은 인원이 적합하다는 한대훈 PD의 선택이 학생 프로젝트에서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 모두의 아이디어가 잘 절충되지 못한다면 오히려 어중간하게 섞여버리는 것 같다. 잘 절충하는 것이 베스트지만, 쉽지 않다. 차라리 과두제를..

후담#

질의응답 시간에 ‘소규모의 게임은 홍보가 어렵다. 유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운용’라는 질문이 있었다. 홍보라는 것은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타는 것과 비슷하게 한 순간 터지는 지점이 있는데, 가챠와 비슷하게, 어느 순간 천장을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하셨다. 시도를 쌓아놓지 않으면 어느 순간의 폭발조차 없을 거라고.
‘가챠 천장이 언젠가 터지기 위해 스택을 쌓아놔야 한다’라. 게임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도 끝이 아니라는 게 앞을 가로막는 느낌이다. (막힐 앞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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