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와 이번 주 일요일에 각각 JLPT와 TOEIC 시험을 치렀습니다. 이번에는 이 이야기를 해볼까요.
JLPT
시험 전
JLPT는 한참 전에 접수를 마감했습니다. 4월 초? 신청 시에 일본 국내 휴대폰 번호 인증을 요하는데, 번호 만들고나서 접수 마감 하루 남겼을 정도니까요.
이번 26년도 1회 시험은 7월 5일 일요일에 치러집니다. 4월에 접수해서 접수한지 장장 3개월이 흘러흘러 시험날이 다가오면 하가키(はがき, 엽서) 우편으로 날라옵니다. 한국과는 달리 갖다주니까 출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검사 안해서 출력할 필요는 없지만) 하가키는 시험 치르기 2주 전 즈음 도착합니다.
도착한 엽서에는 치르는 장소와 약도, 수험표, 주의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다른 유학생분들 왈, JLPT 장소를 나가노현으로 고르면 신슈대학 공학부가 보통 걸린다는데 저는 나가노역 너머 JA 빌딩에서 치르게 됐습니다. 눈 앞의 시험장을 내비두고 20분 가야하는 곳에 걸려서 가기가 귀찮아질 것만 같습니다.
솔직히 고백을 하면 여지껏 JLPT 치르면서 공부다운 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시험 정도에나 교환학생 오기 전에 일본어 학원 다니면서 회화반이랑 N1반 다닐 때 N1 준비 한 달 정도 한 수준? 상용한자 책 들고 왔는데 40자 봤습니다. 유학생 형에게 시나공 JLPT N1 책 빌렸는데 문자어휘 책 뒤에 핸드북만 겨우 봤습니다. 나머지는 펼쳐보지도 않음ㅋㅋㅋ
씹덕질이 이렇게 이롭습니다 여러분. 공부 안 해도 저를 N2로 이끌어줌
시험장 가는 길
작년부터인가 바뀌어서 N1은 아침에 치릅니다. 아침에.. 아침에.. 못 일어날까봐 전날 11시에 자는 새나라 어린이 했습니다.
역까지 가는 길은 신슈대학을 통과하는 길입니다만, 나가노에 모든 외국인을 모아놓았나 싶을 정도로 바글바글합니다. 나가노에 진짜 이렇게 외국인이 많았나 (라고 말하는 본인도 외국인)
시험장에 가면 검은 하의, 흰 셔츠를 입은 분들 찾으면 됩니다. 시험 관계자 모두 그렇게 입고 있다는 게 당황스러울 정도요.
한국에서 JLPT를 치른다면 보통은 학교에서 치르잖아요? 30명 들어가는 교실에서 5x5배열로 25명이서 치르는데 여기는 치르는 장소가 좀 다양한가 봅니다. 회의실(컨퍼런스실?) 같은 데서 치르는데 60명이서 치렀습니다. (유학생 형 왈, 자기는 연회장 같은 데에서도 치러봤다)
그리고 시험 감독관이 무려 5명.. 한국이었으면 1명이서 다 했을텐데 무슨 5명씩이나 붙어서 치르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감독관도 많이 오셨으면서 정작 신분증 검사는 안 함. 한국에서도 안 했건 것 같긴 한데 그럼 왜 항상 신분증을 가지고 오라는 걸까요?
작년부터 전자기기 엄청 빡세게 잡습니다. 감독관 분들은 옐로카드랑 레드카드 들고 오셔서 주의사항 안내하며 ‘~~한 행위는 실격입니다’ 하고 레드카드 들어보이시고.. 조금은 웃겼습니다. 분위기가 너무 진지해서..
반대로 좀 많이 진지한 분위기 때문에 시험 치르면서 살짝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뭐 잘못해서 경고 받는 건 아닐까 계속 신경쓰였거든요. 암튼 엄청엄청 전자기기 빡시게 감시한다.
시험 후
제가 작년(25년) 2회 시험 때 N1을 88점으로 떨어졌습니다만, 그래도 이번에는 일본에 살면서 일본어 계속 읽고 말하고 했으니까 전보다는 낫겠지라는 파멸적인 마인드를 장착해서 N1은 합격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력이 늘긴 늘었는지 독해 파트까지 다 풀고 10분 남았습니다. 근데 과연 실력이 늘었는가 하면 시험 시작하고 첫장 펴자마자 한자 소리 묻는 문제가 나왔는데 소리는 커녕 한자가 뭔지도 몰라서 앞장 4문제 다 찍었습니다. 허헣
암튼 남은 건 기도밖에 없네요. JLPT 결과는 좀 많이 느리게 나옵니다. 8월 말엔가 인터넷으로 공개되고 9월에나 성적표 우편 발송을 시작하기 때문에.. 9월? 그런데 제가 9월에 일본에 없는데요?
이런 저를 위해 일본에서 JLPT를 치른다면 성적표를 해외 발송 해줍니다.
성적표 해외 발송하기
자, 해외로 발송하기 위해 우체국을 가봅시다!

JLPT 일본 수험 성적표 해외에서 받는 방법 (blog.naver.com)
해외에서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위 블로그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간략히 적어보자면,
- 봉투 한 장 (일본 국내 JLPT 센터로 모두 담아서 보낼 봉투)
- 1번 봉투 안에 담아 보낼 해외 발송용 봉투 (센터가 이 봉투에 성적표를 담아서 해외로 보내준다)
- 1번 봉투에 붙일 우표
- 2번 봉투에 붙일 해외용 우표
이렇게 준비하면 되는데, 한 번도 일본 우체국을 이용해 본 적이 없어서 일단 직원분 붙잡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뭘 사야 하는지 여쭤봤습니다.
문제는 저의 밑바닥 일본어 실력과 한 번도 그렇게 부치는 걸 본 적이 없는 직원 분들. 뭘 어떻게 보내겠다는 건지 이해를 못 하셨다..
지초지종 설명하고 저거 안내사항 보여드리고 제가 무얼 보내는지 이해를 하신 모양이지만, 문제가 좀 있습니다. 4번이 문제래요.
우표
한국으로 보낼 우표는 무게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국으로 보내는 성적표, 그리고 다른 것보 부친다면 그 무게에 따라 우푯값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한국으로 보낼 것이 25g까지라면 120엔이었고, 50g까지라면 190엔인겁니다.
25g이어도 충분하겠지만 혹시 모르니 50g으로 하면 될 것을 직원 분들이 계속 종이랑 무게 재보고 괜찮겠냐는 겁니다. 그냥 700원 좀 더 내면 되는 걸 어떻게든 우푯값을 줄여주시려고.. 그렇게까지? 싶었어요. 그렇게 별로 비싸지도 않은데..? 저 여기 올 때 EMS 부친다고 2만원 냈어요?
아니 근데 교환학생 올 때 신청 서류 EMS로 보낼 때 2만원 나왔는데, 여기서 일반 우편으로 한국 가는 게 190엔이면 가는구나 가격이 왜이리 다릅니까.. EMS여서 그런가.. 근데 EMS 겁내 빠르게 가긴 했어요..
근데 되려 지금 의심이 듭니다. 진짜 190엔이면 한국으로 우편이 간다고? 2,000원도 안 되는 데?
3번 우표는 110엔 나왔습니다. 진짜 말이 안 된다 도쿄로 가는데 110엔인데 한국으로 가는데 120엔(25g까지)이라니…
한국에서 우편을 부쳐본 적이 없어서 얼마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준등기가 1,400원 정도로 기억을 하는데요,, 일본 우편이 민영화되어서 비싸다 들었는데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네요? 비교하기엔 보내는 게 다르긴 한데 일단 막 그렇게 차이가 나진 않네요.
그치만 택배는 비쌉니다. 인터넷에서 굿즈 1,400엔 어치를 샀는데 택배비가 800엔 나와서 2,200엔 결제했습니다ㅋㅋ
어떻게 택배비가 8천원
(참고로 가나자와 보낸 가방 돌려받는데 택배비 2만 2천원 나옴)
봉투
A4 사이즈의 종이에 L자 화일에 이쁘게 담겨서 오는 한국과 달리 성적표도 하가키로 보내주기 때문에 봉투는 하가키를 담을 크기가 되어야 합니다.
3장 묶음이 싸다고 3장 묶음으로 샀습니다. 다 합산해서 440엔이 나왔으니까 봉투값은 140엔이네요.

모두 준비되었다면
안내사항에 쓰인 대로 발송용 봉투에 주소, 이름, 수험번호 적고 우표까지 붙였습니다. JLPT 센터로 보낼 봉투에도 주소 적고 다 해서 다 담고! 우체국에 부쳤습니다.
일본도 우편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이틀이면 보통 도착을 한다고 하지만, 혹시 모르니 촉박하게 보내지 말고 여유있게 보냅시다.
남은 건 9월에 성적표를 우편으로 받는 것 뿐!
아, 8월 말에 온라인으로 성적 나오지
TOEIC
토익을 쳐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국에서도 토익을 쳐본 적이 없어요. 인하대 졸업요건이 영어성적을 요구해서 토익 700점이 필요하고, 다른 시험도 OK긴 한데 시험이 너무 다양해서 그냥 토익 치려고요.
한 번 쳐보자에 가깝긴 합니다. 제가 700점을 바로 넘길 거라 생각하진 않아요. 수험비가 7,500엔에 육박하는 7만원 넘는 수험료를 냈지만..
토익도 JLPT와 동일하게 수험일 2주 전 즈음으로 수험표가 우편으로 날라옵니다.
토익은 JLPT 시험일 1주일 뒤인 7월 12일 일요일에 치릅니다만, JLPT 끝나고 바로 영어 공부로 전환한다고 해도 1주일 만에 바로 공부의 결과를 낼 수 있을까요. 그보다 제가 영어 공부를 할까요??
여담이지만 일본에 4개월 정도 머물면서 일본어를 계속 읽고 보고 하다보니 점점 일본어가 체화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하다보니 한국어 단어를 주고 번역해보라 할 때 영어보다 일본어가 먼저 튀어나올 것 같아요. 영어가 머릿속에서 날라가버렸습니다.
뭐, 그런 고로 머리가 바보가 된 상태로 시험을 치러야 했습니다.
시험일 당일
토익은 신슈대학에서 치르기 때문에.. 근데 어느 건물에서 치르는지 안 알려줘서 헤맸습니다. 치르는 장소를 적어준답시고 ‘신슈대학 공학부’라고만 적으면 어느 건물인지 어떻게 압니까? 다행히 수험장에는 입실을 했지만요..
역시 수험장에 있는 모든 시험 관계자들이 흰 셔츠 + 검은 하의로 맞춰입으셨습니다. 긴팔 셔츠 입고 계신 분도 계셨는데 안 더우신가.
참고로 JLPT와는 달리 신분증 검사했습니다. 뭐, 시험이 없더라도 그냥 재류카드 들고 다니긴 하지만요?
그래서 시험은 어땠냐? 하면
리스닝 부분은 3문제 당 한 문제 꼴로 아예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남은 두 문제도 맞았냐 하면 그건 아니겠지만.. 빨라서 뭐래는지 귀가 못 따라가겠어요.
리딩 부분은 고등학교 때 읽을 법한 수준의 지문?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일본의 토익시험이 한국보다 쉽게 출제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제가 한국에서 쳐보질 않아서 진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제가 고등학교 수준보다도 영어를 더 못하게 되어서.. 풀다가 집중력 다 떨어져서 뒷 40문제 정도를 대충 풀었답니다ㅠ
성적은 500은 넘길 것 같은데 (<-근거 없는 자신감) 700은 무리겠지요.
졸업요건 만족을 위해 한국에서 한 번 더 쳐야 할 듯 하네요. 악!
토익은 7월 30일에 성적이 나옵니다. JLPT에 비해 정말 빨리 나오네요.
잡담
여기부터는 잡담 파트입니다. 교환학생과 크게 관련이 없으니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최근에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7월 초까지만 해도 최고 기온이 높아봐야 3132? 그 정도였는데 이번 주는 매일이 최고 3334℃를 찍고 오늘(7/15)의 경우에는 최고 38℃를 찍는 쾌청한 날씨입니다.
결국 못 이기고 지난 토요일부터 에어컨을 틀기 시작했습니다. 딱히 버티는 건 아니고 그냥저냥 창문 열어두면 그럭저럭 있을만 해서 안 틀었는데 진짜 안 되겠다 싶어서 틀었습니다. 주말에 자다가 더워서 깼거든요. 게다가 요즈음은 창문 열어두면 모기 들어와서 창문 닫고 에어컨 켜기를 선택했습니다.
에어컨 틀면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지 않냐고요? 생각보다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주변 유학생 분들과 전기요금 얼마나 나오는지 이야기하곤 하는데 다들 에어컨을 틀고 살아도 안 켜왔던 저와 비슷하게 나오거나 제가 더 나옵니다. 제 방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아마 노트북을 집에서 계속 충전하기 때문이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은 학교나 도서관 가서 충전해오는데 저만 집에서 충전하고 있어요.
컴퓨팅 자원은 전기를 많이 잡아 먹습니다.
또, 이틀 전(7/13), 기숙사 퇴거증을 제출했습니다. 8월 20일에 퇴거하기로 학무계에 알렸고, 20일 오전 중 수도, 가스 검침원 분께서 오셔서 8월 분의 요금을 받아가실 거라고 하십니다. 관리인 분께서도 오셔서 방 체크를 하신답니다.
슬슬 집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오네요. 튜터 형께서는 귀국이 이세계에 있다가 현실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하십니다. (튜터 형도 신슈대학으로 교환학생 오셨었음) 그러게요, 여기서 이러고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마치 다른 곳에 온 듯한 느낌이 들 것만 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