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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일지 11: 기말시험

기말고사를 치렀습니다..

이게 무엇을 뜻하는 지 아시겠습니까? 학기가 곧 끝난다는 것을 의미하고 한 학기 기간의 교환학생이 끝난다는 뜻을 의미합니다.
허.. 끝이라니

기술블로그로 만들고 싶었는데 어느 새 교환학생 글이 과반이 되어버린..
그나마도 준비 일지에 여행 이야기를 빼버리면 거의 뭐 학생 생활 이야기가 전혀 없어서 뭐하는 놈이지 싶으실 겁니다.

나중에 교환학생 보고서를 쓸 때 뭐라 써야할 지 감이 잘 안 잡히는 상태라 살짝 위기감이 느껴집니다. 교환학생으로서 특별히 뭔가를 한 게 없네요. 그냥 평범하게 (기숙사에서) 자취하고 학교 다닌 느낌이라?

그것만으로 괜찮다면야 모르겠지만 조금은 아쉽기도 한 그런 느낌이네요.

기말시험에 관한 생각#

15주차가 7월 29일에 마무리되고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가 시험주간입니다. 이때에는 수업이 없는데, 왜냐하면 시험 시간이 수업 시간과 전혀 다르고 시험 보는 곳도 수업하던 곳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시험을 치르는 ‘분산컴퓨팅’ 과목은 목요일 1~2겐 W1-115에서 수업하지만, 시험은 목요일 3겐 C3-100에서 치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과 공지사항을 잘 챙겨보고 내가 수강하는 과목의 시험 시간과 시험 장소를 잘 체크해두어야 합니다.

아무튼 돌아와서, 시험이라. 비상입니다.
제가 총 6과목을 수강하는데 그 중 두 과목이 시험을 치릅니다. 나머지 네 과목은 레포트나 매주 간단한 과제로 점수를 매깁니다.

일본은 상대평가로 점수를 매기지 않고 절대평가로 성적처리를 하기 때문에 90점 이상은 수(秀), 80점 이상은 우(優), 70점 이상은 양(良), 60점 이상은 가(可). 그리고 나머지는 불가(不可)라 하여 학점 취득이 불가한 F를 받게 됩니다. 저는 불가를 제외한 어떤 성적을 받건 모교로 돌아갔을 때 성적이 Pass로 처리되어 GPA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성적에 대해서는 비교적 덜 압박을 받습니다.

그건 그렇지만, 일본 대학에서 시험이라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에서의 두려움이랄까요. 아니면 ‘시험’이라는 이름 아래 겁을 먹은 걸까요.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인가, 시험을 제대로 못 치르면 학점은 바이바이라는 생각에 엄청 긴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시험을 치르는 ‘분산컴퓨팅’ 과목은 과제 20%에 기말고사 80% 비중을 두고 있는데, 과제가 만점이라는 가정 하에 시험을 100점 만점 중 50점 이상 맞아야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만약 시험문제가 ‘~~을 설명하라’나, 증명하라, 보여라 등등 뭔가 일본어로 서술해야 하는 게 있다면? 저는 일본어를 듣는 거나 말하는 걸 좀 하지 작문은 거의 못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레포트 쓸 때도 파파고 열심히 돌림) 시험을 치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시험을 치르는 다른 과목인 ‘알고리즘 기초’는 2학년 대상 시험이라 난이도가 좀 낮고, 오픈북(한국처럼 책 줘도 못푼다는 그런 게 아니라 점수 줄 테니까 오픈북한다), 공부한 내용을 적은 노트 지참도 가능할 뿐더러, 유학생 형으로부터 과거문(한국으로 치면 족보, 과거 시험문제)도 받았기 때문에 이 과목은 걱정이 별로 없었습니다.

뭐, 그래도 일본어를 못 쓴다면 말짱 꽝이지만요. 게다가 일본어가 좀 익숙해져도 읽는 데에 시간이 살짝 걸립니다. 과거문 풀어보면서 문항 읽는 데 바로바로 문제를 파악하고 이해하지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힘내봤습니다. 연습문제랑 싹다 풀어보고 제미나이에게 물어보면서 핑퐁도 좀 해보고요. AI의 성능이 무섭긴 무섭습니다. 예년 8월 즈음에 대학생들 대상으로 제미나이를 쓸 수 있는 1년 무료 구독을 풀었는데 그때 그걸 받았을 때만 했어도 ‘이게 정말 쓸모가 있을까?’ 싶었는데, 잘 쓰고 있습니다. 좋네요.

아무튼, 시험이 다가올수록 떨려서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시험이 어땠냐 하면

생각보다 쉬웠는데요?

분산컴퓨팅은 연습문제에서 숫자랑 통신 프로세스 그림만 조금 다르게 나왔고 유형은 교과서 연습문제와 거의 일치합니다.
알고리즘 기초는.. 설명하라는 문제가 좀 있었지만 아쉽게도 제가 그걸 열심히 문장을 구성해서 써줄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림만 그려서 설명을 때우는 걸로 했습니다. 음.. 성적은 아직 안 나왔으니 몇 점을 주셨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래서 일단 다 풀기는 다 풀었습니다.

한국은 시험을 친다고 하면 교수님들께서 보통 평균을 50점대로 잡아서 출제하신단 말이죠? 적어도 인하대 컴퓨터공학과는요. 그런데 여기는 교수님들이 평균 70~80점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출제하시는 것 같댑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요. 그나저나 ‘可’ 성적만 받아도 되는 제게는 어쩌면 여유가 조금 있었던 일일지도요.

성적 나오는 일만 남았네요~
사실 8월 5일까지 화상처리 과목의 레포트 제출 과제가 남아있어서, 그것만 마무리되면 다 끝납니다. 여름방학이죠!

여름방학이면.. 제가 곧 돌아갈 시간이라는 거죠. 네. 8월 20일에 기숙사에서 퇴거하고 8월 21일 항공편으로 귀국합니다. 5개월 간의 교환학생 기간의 끝이 다가오네요.

잡담#

지난 7월 19일에 스자카(須坂)시에서 열린 불꽃놀이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다른 유학생 형들께 같이 보러 가지 않겠냐고 여쭤봤는데 다들 시험공부 때문에 못 간다고 답을 주셨습니다. 이게 교환학생의 특권입니다 여러분 시험기간에도 놀러다니는 깡을 보십쇼.

이게 나가노현의 나츠마츠리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잡담2#

지난 8월 1일에 ‘나가노 빈즈루’라는 지역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나가노역 뒤의 주오도리(中央通り, 중앙로)부터 젠코지까지 쭉 춤추는 축제장이 됩니다.

요즈음에는 드론쇼나 로봇으로 보여주는 등 기술과 결합한 형태로 하는 축제가 많이 보이는데, 꼭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사람들이 모여 사람만으로 이루는 축제의 모습은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정말정말 많았고(바글바글), 기모노 입은 여성분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축제한다고 한복 입는 경우 드물자나)

그나저나 이날 많이 더웠음..🥵 춤추시는 분들도 힘드셨겠다.

끝!

교환학생 일지 11: 기말시험
https://blog.ariel.moe/posts/exchange-student-17/
저자
하얀비
게시일
2026-08-02
라이선스
CC BY-NC-SA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