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에 쓰는 4월 여행일지.. 빠딱빠딱 좀 써야 하는데 말이죠.
4월 30일 목요일 - 여행 3일차
퇴실 10시까지인데 9시 40분에 일어남ㅋ
빠르게 씻고 딱 9시 58분에 인포메이션 센터에 키 반납했습니다.
시라하마에 무엇이 있느냐 하면,
시라라하마 해변, 산단베키, 센조지키, 엔게츠도, 어드벤처 월드, 사키노유 노천 온천 등등등 정말 많지만 제게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참고: 어드벤처 월드에는 판다가 있었으나, 25년 6월에 반환된 뒤로 중일갈등 탓에 판다가 오지 못해 없다고 한다)
여행을 오기 전 가고 싶었던 곳은 산단베키, 센조지키, 사키노유 노천 온천, 토레토레 어시장이었습니다만,
오늘 중으로 시라하마, 구시모토를 거쳐 가츠우라까지 가야 했기 때문에 (지역 간 이동 시간도 상당함) 선택과 집중을 해야만 합니다. 차라리 갈 곳들끼리 서로서로 가까웠으면 좋겠는데 그런 거 없죠? 그렇다고 교통이 좋기를 하나…
게다가 어제부터 시작된 비로 어딜 돌아다니기가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유튜브 보면 오사카 근교 한국인 없는 여행지라고 영상이 꽤 많은데요ㅋㅋ 한국인 많습니다. 토레토레 어시장에서 한국인 네 팀 정도 봤어요ㅋㅋ
토레토레 어시장 (とれとれ市場)
일단 토레토레 어시장을 가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매일 오전 11시에, 참치 해체쇼를 하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시장이라 먹을 것도 많이 팔고 아침을 안 먹은 터라 초밥과 카이센동을 먹었습니다. 이게 아마 2,000엔 조금 넘는 가격으로 기억합니다.
11시가 되어 해체쇼하는 곳 앞으로 가니 사람들이 이미 많이 모여 있던 탓에 잘 안 보였던ㅠ
거대한 참치의 해체는 장장 40~50분 동안 했습니다.
그리고 해체한 참치는 곧바로 판매도 하고 일부는 초밥으로 만들어주기에 주문을 할 수도 있는데요, 여기까지 왔으니 먹어보기로 합니다. 사실 아까 먹은 카이센동이랑 초밥이 양이 좀 부족했어요.
중뱃살이랑 대뱃살 2조각 되시겠습니다.
산단베키 (三段壁)
어시장에서 버스 타고 25분 가량을 가면 바닷가가 나옵니다. 여기는 산단베키, 절벽과 함께 ‘동굴’로 유명한 곳입니다.

비도 오고 칙칙하니 돌아다니기 썩 좋은 날씨는 아니군요.
엘레베이터를 타고 동굴로 내려가면 과거 헤이안 시대 해적들이 배를 숨겼던 곳과 해적들의 은신처, 그들의 유물을 볼 수 있습니다.
동굴 안에서 듣는 파도 소리가 정말 멋집니다만,, 영상이 없는 게 아쉽군요. 휴대폰으로 찍긴 했는데 여기에 올리려면 유튜브에 업로드해서 iframe tag로 삽입해야 하는지라 귀찮습니다. 그리고 영상으로 녹음된 것과 실제로 듣는 것은 천지차이잖아요?
더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산단베키에서 나오니 벌써 오후 1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시라하마 말고도 갈 곳이 많은 데다가 이 지역은 버스가 30분 꼴로 오니 다른 관광지에 더는 시간을 쓰기 어려웠습니다.
아쉽지만 시라하마를 뒤로 하고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시라하마역 (白浜駅)
짜란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겠습니까?
여담으로 이곳의 철도무스메는 ‘JR서일본 와카야마지사’의 캐릭터로, 이번 스탬프 랠리의 유일한 JR 출신 캐릭터입니다.
오사카~시라하마까지는 특급 쿠로시오가 종종 있습니다만, 시라하마를 넘어가는 순간부터 열차 운행 횟수가 급감합니다. 역에 도착한 것은 2시 10분? 즈음 되었던 것 같은데 다음 열차가 2시 40분이라 대합실에서 30분이나 기다렸습니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 기다리는 것만 30분이라니, 시간이 아깝지만 어쩌겠습니까. 버스도 30분에 하나 오는데.
아쉬웠던 점은 ‘시라스동(しらす丼)‘입니다.(시라스동은 와카야마가 유명합니다) 역 앞에 ‘시라스동’을 파는 집이 있었는데, 먹을까 하다가 시간 부족할까봐 말았습니다. 나중에도 먹을 수 있겠지 하고 말았는데 아시잖아요? 나중이라는 건 없다는 거.
시라하마 역부터는 이제 인력으로 가동되는 역을 보고 ‘시골이구나~’ 싶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개찰구 그림을 그려보자면..

대충 이렇게 생겼습니다. 사람이 다 일일이 검표합니다.
개찰구에 종이표 넣고 ‘딩동~’ 소리나는 개찰? 어딜 감히 그런 도시 마인드를
사실 이런 사람 냄새 나는 거 좋아합니다. 중국이 이거 잘해요. 지하철 타려면 공안이 짐 검사해줌ㅋㅋㅋ
시라하마 -> 구시모토 (특급 쿠로시오)
간사이 패스 사서 뽕 잘 뽑고 있습니다. 이거 생짜로 타려면 얼마야..

열차는 점점 깊은 산속을 가로지릅니다. 그래서 그런가 1시간 가량의 탑승 동안 휴대폰이나 좀 하려고 했더니 모바일 데이터가 안 잡혀요. 그렇지만 한국에서 월 300MB 알뜰폰 요금제로 살아온 저는 언제나 오프라인 콘텐츠를 휴대폰에 담고 다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구시모토역 (串本駅)
구시모토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혼슈(일본을 구성하는 4개의 섬 중 하나) 최남단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땅끝마을 비슷한 느낌이려나요. 덕분에? 모든 곳에 ‘혼슈최남단’ 타이틀이 붙습니다.
원래는 여기서 하시구이이와(橋杭岩)만 가려고 했는데, 지도를 켜보니 저 밑에 혼슈 최남단 기념비가 있는 거 아니겠어요?

너무 가보고 싶은데, 이 동네는 버스가 1시간에 한 대 다니고 6시면 버스가 끊깁니다. 문제는 지금이 3시 50분 경이라는 점이고, 그나마 가까운 하시구이이와도 걸어서 40분은 걸리기 때문에 둘 다 갈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여기서 가츠우라로 또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특급 쿠로시오 시간도 맞춰야 합니다.
여행 일정을 좀 넉넉히 잡을 걸 하는 후회가 막심합니다. 물론 사정상 그러기는 힘들었지만요.
버스를~ 타고~ 혼슈 최남단으로 가봅시다. 버스가 이젠 카드를 안 받아요. 무조건 현금입니다. 거리 관계없이 1회 탑승에 200엔인데 거스름돈을 안 주기 때문에 100엔 동전이 없으면.. 버스회사에 기부하십시오..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하고 경사진 구간을 지나면
짜란
혼슈최남단 기념비입니다. 사실 20분이면 다 돌아요. 기념비랑 전망대 말고는 딱히 뭐가 있진 않기 때문에요.
비도 오고 바람도 세서 추워가지고 전망대 1층에 카페로 피신했는데 카페가 5시에 닫는데요. 참고로 이때가 4시 50분…
특징: 맛있었음. 추울 때 마시니까 코코아가 정말 달더라고요
10분 가량만 있다가 나왔습니다 버스가 5시 30분에 오는데 정류장 옆에 중국인 두 명이 있어서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전망대에 직원들이 주차해놓은 차량들이 하나둘 빠져나가 썰렁해지고 바람은 점점 세지고 날은 어두워지고.. 진짜 어쩌다가 이런 곳까지 중국인들이 관광을 왔을까 싶습니다. (라고 한국인이 말했다)
가츠우라 (勝浦)
숙소를 가츠우라에 잡았기 때문에 일로 와야 했습니다. 구시모토에서 가츠우라까지는 특급 쿠로시오가 한참 뒤에 오길래 그냥 전철 타고 갔어요. 얘도 한 시간 타고 감.
숙소 사진입니다. 시골이라 그런가 숙박비 4만원 매우 싸다! 게다가 숙소에 목욕탕도 있어서 몸도 담그고 왔습니다.
원래는 호텔 우라시마 (urashimaresortsandspa.jp)에서 숙박을 희망했습니다만, 하필 제가 오는 날의 예약이 다 차서 다른 곳을 알아보게 된 것입니다. 아니 여행다니기 좋은 금토일에는 숙박이 가능한데 어째서 딱 목요일만 방이 없는 걸까요ㅜㅜ
‘호텔 우라시마’는 동굴온천으로 유명합니다. 처음 언급했던 EBS 다큐에서도 이 호텔의 온천을 소개했을 정도에요. 숙박객이 아니어도 입장이 가능하며 숙박시설도 좋은 곳인만큼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묵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대신 가격대가 좀 있음)
저는요? 일정이 빠듯해서 온천을 못 갔어요ㅠㅠㅠㅠㅠ
저녁식사
숙소가 아무래도 항구 근처에 있다보니, 항구 근처로 시장이 형성된 모양입니다. 식당이 많아 먹을 곳도 많습니다.
저녁은 장어덮밥을 먹었습니다. 야미~
저 식당 사장님(나이 지긋해 보이시는 할아버지)께서 자꾸 어디서 왔냐고 물으시는 겁니다. 저보고 간사이에서 왔냬요.
아마 이 가츠우라에서 항구를 찾아 밥을 먹을 사람이 이 지역민은 아니라 거의 관광객이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지역민은 그냥 집에서 먹겠지.. 같이? 식당 안에는 이탈리아 여행객도 있었고요. (어떻게 알았냐면 그분들이 계산하실 때에도 사장님이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까 이태리라 대답하셨음)
계산할 때에도 다시 간사이에서 왔냐고 물어보셨는데,, 한국이랑 나가노 중 어디로 대답해야 할지 살짝 고민했다가 여행의 출발점이 나가노니까 ‘나가노에서 왔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근데 못 알아들으시고는 갸우뚱 거리시길래 재차 나가노라고 답했습니다.
그래도 못 알아들으셔서(내 발음 문제인가) 사장님의 사모님으로 추정되는 분께서 ‘나가노에서 왔대잖아’라고 대신 말씀해주시더군요.
훗날 이 이야기를 유학생 형들께 말씀드렸더니, ‘암만 봐도 조센징이 나가노에서 왔다니까 이상해하신 거 아니냐’라고 하시더군요ㅋㅋ
끗!